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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자가 단골처럼 다니는 한 꽃집 사장은 종종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에 동화된 건지 베란다 꽃과 식물을 아주 소중한 '친구'처럼 키우게 된다. 주말마다 '꽃멍' '풀멍'을 하며 식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화병에 담긴 꽃이 물을 얼마나 빨아들였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한 주간 쌓인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얼마 전 서울시는 시내 곳곳에 2026년까지 약 2659억원 투입해 매년 330여 곳, 모두 합쳐 1007곳의 정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회색 도시 속 1000만 시민에게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찾아준다면 꽤나 괜찮은 투자 아닌가 싶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단순히 정원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은 20%, 부정적인 기분은 11%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에 새겨진 수치는 정량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길가에 피는 자그마한 꽃과 푸릇푸릇한 식물이 여유를 가져다주는 안정감은 분명 있다고 확신한다.
정원 문화를 꽃피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의 정원은 세련되고 아름답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SNS에 유럽여행만 검색해 봐도 곳곳의 정원에서 돗자리 위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곤 했다. 우리도 평화로운 곳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도 도심 속에서 식물을 자주 접해왔다. 구청 앞 미니 정원, 길가에 계절마다 바뀌는 다양한 꽃들. 그러나 왜 유럽처럼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걸까. 무작정 화려한 색상의 꽃을 심는 것보다는 그 안에서 치유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아낸 고품격 정원을 보고 싶다. 서울시의 세련된 안목과 솜씨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