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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5년 전 나토의 中 대사관 폭격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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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5. 07. 19:53

세르비아 국빈 방문 전 현지 신문 기고
무지막지했다고 노골적으로 표현
폭격 현장 8년 만에 재방문 가능성
지난 5일부터 5년 만의 유럽 순방을 이어가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프랑스에 이은 두 번째 행선지인 세르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일간지 기고를 통해 25년 전 미국의 세르비아 주재 자국 대사관 폭격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역사적 비극이 재연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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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016년 세르비아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현지의 한 제철회사 직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신화통신.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세르비아 일간지 '폴리티카' 기고문에서 "우리는 25년 전 오늘 나토가 무지막지하게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인민은 평화를 귀하게 여긴다. 그렇지만 절대 역사적 비극이 재연되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사건은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미국 주도 나토군이 세르비아(당시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 사건으로 현지에 주재하던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기자를 포함한 3명의 언론인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국은 당시 사건이 발생하자 즉각 오폭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면서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양국 관계는 크게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중국인들은 미국이 유엔 결의도 없이 공습에 나서 의도적으로 중국대사관을 공격했다면서 주중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은 반미 정서를 공통 분모로 러시아와 더 가까워졌다. 세르비아와도 꾸준히 밀착 관계를 다졌다. 시 주석이 2016년 6월 중국 최도 지도자로서는 32년 만에 세르비아를 처음 국빈 방문하면서 첫 일정으로 자국 대사관 폭격 현장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찾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린젠(林劍)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구체적 상황에 관해 적시에 소식을 발표할 테니 관심을 유지해달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어 "25년 전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이 유엔 안보리 위임 없이 불법으로 주권 국가인 유고슬라비아를 공격, 중국 기자 3명을 포함한 수천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중국 인민은 나토가 저지른 이 야만적 범죄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비극의 재연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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