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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금융주인데… 고공행진 ‘KB·하나’ vs 고군분투 ‘신한·우리’

같은 금융주인데… 고공행진 ‘KB·하나’ vs 고군분투 ‘신한·우리’

기사승인 2024. 10.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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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밸류업 편입 여부에 갈려
자사주 소각 시급한 신한, 47% 상승
KB는 80% 넘에 뛰며 주가 2배 차이
우리, 비은행에 발목… 상승폭 제한

그동안 국내서 리딩뱅크 타이틀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의 싸움이었다. 실적면에서 보자면 두 선수간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주가로 따져보면 우승자는 단연 KB금융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올 3분기 실적 예상치는 각각 1조 5000억원, 1조 3500억원으로 차이는 약 15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두 선수의 체급차이는 엄청나다. 올 초에 비해 KB금융 주가는 현재 80%가 넘게 올랐고, 신한금융은 47% 오르는데 그쳤다. KB금융 주가는 1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반면 신한금융은 5만원대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도 모두 갖춘 두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여력을 가른 건 주주환원정책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로 꼽힌다. KB금융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데다 이달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에서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경쟁력을 보유한 곳인만큼 현금배당은 물론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향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중장기적인 주주환원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점이 여전히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중 올 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이다. KB금융은 이날 9만 5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올 초(1월 2일) 대비 78.36%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52주 신고가(9만 8500원)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종가도 사상 최고가(9만 7200원)를 기록했다.

업계선 KB금융의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말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과 올 한 해 순이익이 역대 최대치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KB금융은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도 예상되면서 향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주 편입 불발 요인이었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되면서다. KB금융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9%(2023년말 기준)로, 배당 성향은 25.2% 수준이다. KB금융은 현재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기대와 더불어 주주환원율이 크게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KB금융은 단기간에 주주환원율 50%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이달말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공시가 기대되는 곳 중 하나다. 하나금융의 이날 종가는 6만4400원으로 올 초 대비 주가가 50.47% 상승했다. 하나금융의 올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15%로 전분기 대비 35bp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부터 증권을 시작으로 비은행부문 수익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CET1 개선을 통해 주주환원 재원도 확대되면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하나금융은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예상되고 있어 주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주가는 올 초 대비 46.89% 올랐다. 신한금융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작년말 8.6%로, 2027년까지 주식수 5000만주 감소와 ROE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주주환원율은 36.0% 수준이지만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PBR개선을 위해선 자본비율 효율화와 ROE 제고가 핵심인데, 신한금융은 비이자와 글로벌 등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2조 8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할 예정인데다가 주당현금배당 등 배당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선 신한금융이 2027년까지 보다 적극적으로 주식수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주가 상승폭이 가장 낮다. 이날 우리금융의 종가는 1만6570원으로 올 초 대비 29.05% 상승하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의 작년말 ROE는 8.3%로 PBR은 0.38% 수준이다. 지난 7월 우리금융은 중장기적으로 ROE 10%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위해선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수적이다. M&A(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충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인수 완료한 우리투자증권은 당장 수익을 내기엔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동양생명·ABL 등 생명보험사 인수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향후 승인을 받더라도 완전 자회사 추진과 합병까진 시일이 걸린다. 비은행부문 이익 기여도가 당장 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서 주가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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