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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공개매수 열풍에 ‘경영권 분쟁 테마’까지 등장

[취재후일담] 공개매수 열풍에 ‘경영권 분쟁 테마’까지 등장

기사승인 2024. 10.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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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영풍-MBK의 경영권 다툼이 관련 종목의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자, 시장에는 '경영권 분쟁 테마주'가 등장했습니다. 실제 한 증권사는 리서치센터를 통해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간 지분율 격차가 20%포인트 미만인 상장사 34곳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 공개매수 1차전이 마무리되자 관심이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는 다른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입니다.

예전부터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호재로 여겨졌습니다. 한주라도 주식을 더 확보해야하는 만큼,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지분 확보 방안으로 공개매수가 떠오르면서, '경영권 분쟁 공개매수=주가 상승'이라는 공식이 성립됐습니다.

투자자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특히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볼 때, 일종의 '단비'처럼 여겨지는 듯 합니다. 경영권 다툼과 관련된 공개매수가 일어나기 전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테마가 형성된 것이겠죠.

실제 최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티웨이항공이 좋은 사례입니다.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리마와 티웨이항공 중 최소 한 곳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예림당(티웨이홀딩스 최대주주)과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최대주주), 대명소노시즌, 티웨이항공의 주가가 들썩였습니다. 현재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2대 주주입니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항공홀딩스와 지분 차이가 3.2%포인트에 불과해 공개매수 시행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발생하자, 관련 종목의 주가는 상승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지난주(7~11일) 국내 증시 주가상승률 상위 종목은 예림당(68.47%,) 티웨이홀딩스(60.77%), 대명소노시즌(57.67%) 였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동안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을 총 136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길게 가지 못했습니다. 대명소노그룹이 '공개매수나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번주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개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오른 주가이다보니, 그 믿음이 흔들렸을 때 주가가 내려가는 속도는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그럼에도 이들 종목의 토론방에는 지금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에 호재가 되는 경영권 분쟁은 일회성 요인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분쟁이 해결되면 주가는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수익률 목적의 단타 투자라고 해도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여기에 테마화되면서 주가 조작 세력에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고수익을 위한 투자가 아닌, 불공정거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기대감에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 스스로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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