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의 임기가 올해 연말 만료되면서 재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관행인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의 임기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전략기획부에서 근무하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사후 처리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말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후 단행한 첫 CEO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연임 당시만 하더라도 부진한 수익성 지표가 아쉬웠지만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회원수 1200만 명 달성, 법인카드 실적 1위 수성 등의 성과도 내고 있다. 이 사장 연임에 긍정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KB금융 자회사 CEO가 재연임 이상을 한 사례도 다수 있다. 앞서 허인 전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사장이 재연임을 하며 4년의 임기를 채웠고,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이 3연임, 김성현 KB증권 사장이 4연임에 성공했다. 양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 이 사장의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 만료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국민카드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올해로 3년째 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다.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어난 25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달비용과 신용손실충당금이 늘었지만 마케팅비용 효율화 등을 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회원수도 1200만 명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말 기준 개인 본인 회원수는 1205만1000명으로 1년 전(1157만4000명)보다 4%가량 늘어났다. '위시(WE:SH)카드 시리즈', '쿠팡 와우카드' 등의 흥행 덕분이다. 위시카드 시리즈는 지난달 100만장, 쿠팡 와우카드는 지난 5월 50만장을 돌파한 바 있다.
법인카드 실적 1위를 수성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지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기준 구매 전용을 제외한 법인카드 이용 실적은 12조2000억원, 점유율은 18.9%를 기록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KB페이 역시 지난 4월 가입고객 1200만 명을 돌파했고, 7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적 개선은 이끌었지만,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은 다소 아쉽다. 2019년만 하더라도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 내에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올리던 효자 계열사였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KB증권이나 KB손해보험에 밀렸고, 현재는 비은행 계열사 내 3등으로 밀려난 상태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카드 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과 KB증권 역시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올렸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법인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캄보디아 법인 순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줄어들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은 1억원, 태국 법인은 27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 사장이 남은 임기 동안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며 양 회장의 기대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본업의 선순환 성장 구조 확립'을 통한 내실 성장 역량을 갖추고, 견고한 건전성 방어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 법인은 수익성 회복 및 지속 가능한 내실 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