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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연구원 “한마음선원 대행선사 경전 번역 주석적 의역”

최원섭 연구원 “한마음선원 대행선사 경전 번역 주석적 의역”

기사승인 2024. 09.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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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부터 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등 번역 발간
"가르침 지금 우리에 맞게 이야기하라, 원칙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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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이 '묘공 대행의 경전 번역'을 주제로 연구한 것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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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는 최원섭 연구원./사진=황의중 기자
한마음선원 창건주 묘공당 대행스님(1927~2012)의 경전 한글 번역이 '주석적인 의역'이란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재단법인 한마음선원 부설 대행선연구원은 21일 경기도 안양본원 3층에서 '제20회 계절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원섭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은 '묘공 대행의 경전 번역'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행스님은 1987년 간행한 '신행요전'을 통해 '뜻으로 푼 천수경' '뜻으로 푼 반야심경'을 전했다. 이어 1999년 '뜻으로 푼 금강경'을 발간했다.

직역 위주의 한글번역이 주류였던 시대, 대행 선사의 '뜻으로 푼' 경전 번역은 큰 파장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대행 선사가 '뜻으로 푼' 경전 번역을 지속한 이유는 선사가 대중에게 불교를 전하는 데 한 가지 확고한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부처님이 가르치시던 법을 지금 시대에 흘러가는 대로 우리가 맞게 이야기하라(1989년)"는 것이다.

앞서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은사스님(대행스님)께서는 신도님들이 천수경이나 다른 경전의 뜻을 알지 못하고 외우는 걸 안타깝게 여기셨다. 그래서 쉽게 뜻으로 푼 천수경·반야심경을 전해주셨다"며 스님의 뜻을 기렸다.

최원섭 연구원은 시대 변화에 따라 문해력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언급한 뒤 "경전 번역은 대행선사에게는 한문 원전의 글자보다 그 글자에 담긴 의미가 더 중요했다"며 "애초에 대행선사에게 번역이란 곧 의역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강경'을 32분과를 나누는 형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분과의 이름을 우리말로 풀어 밝힌다. '제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은 '안과 밖이 둘이 아닌 행이 아니라면 묘행과 중용이 아니니라'로, '제10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은 '둘이 아닌 공심, 즉 한자리인 것이니'로 번역했다.

최 연구원은 "이 같은 주석적 번역 방식은 글자 하나로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한문을 소리 위주의 언어인 우리말로 번역할 때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며 "이러한 대행 선사의 번역 방식을 '주석적인 의역'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행스님의 '뜻으로 푼 경전'은 주석적 의역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전통적인 번역 방식을 따르는 면도 많다는 것이 최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대행스님은 반야심경의 오온(五蘊)을 '공생(共生) 공심(共心) 공용(共用) 공체(共體) 공식(共食)'으로 번역했다가도 '물질, 감각, 지각, 의지적 행동, 인식 작용'으로 기존의 해석을 따르는 듯하더니 '물질, 느끼는 생각, 행하는 의식'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중생의 모습을 설명하는 오온인지, 단순히 오온의 개념이 필요한 부분인지, 또는 오온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야 하는지에 따라서 오온을 이처럼 세 가지 방식으로 번역했다"면서 "대행 선사의 경전 번역은 파격으로 일관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전통과 혁신이 중도적으로 어우러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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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사하는 재단법인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스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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