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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온 ‘밸류업 안내’ 편지

[취재후일담]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온 ‘밸류업 안내’ 편지

기사승인 2024. 10.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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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관련 주주 안내문 /김동민 기자
증명사진
지역난방공사가 주주들에게 '밸류업 안내' 편지를 직접 보냈습니다. 올해 4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앞서, 주주들과 소통을 시도한 것인데요. 편지 내용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에 대한 주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지역난방공사는 전체 주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질의들을 살펴보니, △회사가 고평가 혹은 저평가 되고 있는 원인 △기업 밸류업을 위해 기업이 노력해야할 점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해 바라는 점 등의 항목들이 담겨있는데요. 기업 밸류업 시행을 앞두고 주주들과 소통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지역난방공사가 보낸 편지와 관련해 그간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보내온 편지 목적과 달라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통상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편지를 쓰는 경우는 주주총회 모집을 안내하는 정도죠. 또 최근 두산 그룹에서 주주들에게 편지를 발송한 사례를 보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두산은 지난 8월 합병 비율 논란이 한창 일고 있을 당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기업 밸류업의 핵심은 주주와 기업 간의 활발한 소통입니다.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을 비롯해 업계·학계 모두가 줄곧 강조해온 사실이기도 한데요. 이처럼 주주와의 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건 막강한 지배력을 가진 대주주들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체제 하에서 소액주주들의 주주로서의 권리가 사라지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1주와 소액주주 1주가 지니는 가치가 같다'는 사실 명제가 무너져 피해자들이 속출하게 된 것이죠.

주주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기업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벌어들인 수익을 통해 기업이 주주환원을 할 때,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기업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COE)보다 낮다면 주주환원을 해야 하지만, 반대일 경우 재투자하는 게 기업 가치 제고에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COE는 주주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결국 기업이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기업과 주주 간의 소통은 여전히 잘 이뤄지지 않는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난방공사가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앞두고 차별적인 방법으로 주주들과 소통을 시도한 건 결과를 막론하고 밸류업에 있어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면서 밸류업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전보다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에 지역난방공사가 시도한 주주 간 소통 방식이 향후 밸류업 참여 기업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주와의 소통이 결국 기업 밸류업의 전제임을 기업들도 깨달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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