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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영악습 원인과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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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8. 05. 05:00

전직지휘관·예비역·전문가 "가정·학교·사회 복합적 원인...군 교육통한 장병 의식 전환 절실" "훈련병~전역 체계적 관리 시급"

“최근 우리 병영의 악성사고는 인성이 생략된 학교교육, 가정이 파괴된 가정교육, 경쟁만 부추기는 사회교육이 복합된 사회적 원인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태생적 결함을 갖고 군에 들어오는 신세대 병사들을 잘 관리하지 못한 군이 결코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육군 28사단 윤 모 일병(23)에 대한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로 인한 사망 원인에 대해 전직 지휘관과 예비역, 전문가들은 4일 최근 잇단 병영 악성 사고를 이렇게 진단했다.

무엇보다 일선 지휘관으로 장병들을 직접 관리했던 예비역들은 우리 군에서 악성사고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인성적으로 부족한 신세대 병사들을 훈련병 때부터 전역할 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에서는 1989년 전군 처음으로 구타 없는 병영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던 ‘환상의 17사단’을 만들었던 최승우 예비역 육군 소장(육사21기·전 예산군수)은 “병영의 악성사고는 근본적으로 뿌리를 뽑아야하지만 후임병 때 선임병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후임병도 결국은 나중에 잔재 의식이 남아서 악습이 대물이 되고 있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 장군은 “우리 젊은이들이 군에 들어오는 순간인 훈련병 때부터 미래 선임병이 돼 전역할 때까지를 상정한 고참교육을 시켜야 한다”면서 “나는 사단장 2년 동안 밤을 새워 가며 새로 전입 온 8000여 명 장병들의 신상을 샅샅이 파악했다”고 조언했다.

최 장군은 “어떤 부모들은 ‘나약한 우리 자식을 때려서라도 강하게 길러 주십시오’라고 말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병영에서 폭력은 용납돼서는 안 된다”면서 “사람은 목마를 때 물을 줘야 하듯이 24시간 분대원들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지 분대장을 찾을 수 있는 가족처럼 형처럼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어머니 같은 분대장 제도를 활성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지휘관을 지낸 한 예비역 육군 대령은 “최근 자식을 군에 보내고서야 지휘관의 심정과 진짜 부모의 심정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우리 병영의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20년 전부터 도입한 제도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걸 운영하는 우리 군과 장병들의 의식을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교육을 통해 하루 빨리 전환하는 것이 화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정호 재향군인회 대변인(예비역 육군 대령)은 “병사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최적의 단위는 대대장이며 급변하는 세상에 우리 장병들이 군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의 인성교육과 정신교육을 맡고 있는 국방부 정신전력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우리 장병들이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옆 전우도 생사를 같이 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엄선된 커리큘럼과 교재, 대대장급 지휘관의 교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의 고질적인 병영 악성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체계적인 병사관리를 했던 한 일선 지휘관은 “사실 상명하복이 특성인 군대가 아직까지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면서 “지난 6월 22사단 총기 난사 사건부터 이번 28사단 폭행 사망 사고까지 사단장과 육군참모총장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아무런 대책이 되지 않으며 지금은 분노보다는 냉철한 이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병영문화의 개선은 우리 군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안이 아니다”면서 “병영생활을 시작하는 장병들은 어머니 젖을 갓 뗀 영아들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가 키우고 교육한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심 책임연구위원은 “따라서 가정·학교·군대 3자 접근이 필요하며 중·고등 교육 현장과 병영 훈련의 문제들을 연계해 복합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범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대군 인식의 개선에 기초한 군 복무기간 이전의 사회적 개입 노력은 왜 결여되었는가? 범정부 차원에서 과연 병영문제 해결 방안들이 제시됐는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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