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최태원 회장 돌아온 SK, 멈췄던 사업들 속도내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edu.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813010007108

글자크기

닫기

최원영 기자

승인 : 2015. 08. 13. 16:46

광복절 특별사면 2년7개월만에 출소… 경영복귀 가시화
잇단 M&A 무산 딛고 장기적 사업추진 가속도 기대
SK “오랜 수감 탓에 병원치료 우선… 사회적 책임 진력”
2015081310204561938_20150813102452_1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광복70주년 특별사면이 결정되면서 그동안 오너리스크로 정체됐던 SK그룹의 글로벌 신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재계 3위 SK그룹은 2년7개월간 선장 없이 경영공백 상황에 빠지면서 신사업 부재·대형 인수합병(M&A) 무산 등 위축된 경영활동을 보여 왔지만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가시화 되며 성장 기대감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13일 정부는 최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과 특별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2년7개월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재계는 최 회장이 2년여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해 산적한 현안을 차례로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김창근 의장의 지휘 아래 수펙스추구협의회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너 체제를 완벽히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대규모 자금을 움직이거나 미래 가능성만 보고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움츠려 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최 회장 부재 이후 이렇다 할 투자나 인수합병이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SK그룹은 SK E&S와 SK텔레콤이 각각 추진하던 STX에너지·ADT캡스 인수합병을 모두 중간에 포기한 바 있다.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는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이 인수했고 SK이노베이션의 호주 석유사업 거점 확보를 위한 현지 유류공급업체 UP 인수건도 불발에 그쳤다.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 실패와 더불어 재계가 자존심을 걸고 싸웠던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지난 2년여간 글로벌 신사업이 전무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37년만에 2000억원대 적자를 봤다. 최 회장이 과거 주변의 반대에도 인수를 추진했던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한 사업 확장과 성공사례들은 길게는 15년에서 짧게는 4~5년까지 소요되는 긴 호흡의 준비가 필요한 것들이었다”며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 등의 신규 글로벌 파트너링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부재 기간 동안 실질적인 글로벌 파트너링이 멈춰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며 신규 프로젝트의 지연은 물론, 추진 중에 있던 협의 건들도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 SK서린사옥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 서린사옥.
현재 SK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후속작업이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방한했을 때 10년 인연을 맺고 있는 최 회장의 부재 탓에 중국에서 도약할 기회를 생겼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한 것은 SK그룹에 뼈아픈 기억이다. 당시 방한한 시 주석과 최 회장이 만났다면 중국내 SK 사업들이 좀 더 심화된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최 회장이 7년간 공들인 끝에 2013년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우한 에틸렌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쾌거를 달성한 바 있지만 이후 사업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추후 최 회장이 성공적인 합작 모델을 계속적으로 만들어 내고 중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방안을 내놓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현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중국 충칭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법인을 준공하며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할 수 있게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SK C&C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전략’을 중심으로 ICT 한류바람을 이어 나가야 하는 단계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신규 글로벌 IT서비스 사업의 지속적인 확장과 함께 유통 등 기타부문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4월 중국 상해 운봉자동차회사와 중고차 매매 전문 합작회사 상해 운봉엔카 중고차 경영서비스 유한회사를 설립 한데 이어 8월에는 상하이 홍커우 공원 인근에 직영 매장 1호점 ‘운봉엔카 홍커우 지점’을 오픈하며 중국 중고차 시장 진출을 가시화 했다.

재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난 뒤 극적인 기업 재편에 들어간 것을 미뤄 봤을 때 SK그룹 역시 향후 광폭 행보가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수감 생활이 길었던 만큼 당분간 치료 활동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행보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 이행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