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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통업계, ‘파부침주’의 각오로 맞는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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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0. 01. 07. 06:00

(11-16)김지혜-반명
2020년을 맞는 유통업계의 각오는 남다르다. 마켓컬리·쿠팡 등 신생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등장으로 전통의 강자들의 지난해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소비트렌드의 주도권마저 빼앗기며 더 이상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전통의 유통강호들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는 2020년 경자년을 맞은 ‘유통빅3’ 수장들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50년 동안 업계 리더 자리를 지켜왔지만 앞으로의 50년도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면 자기가 사는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안주해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

연말인사에서 유통계열사 수장들을 50대 젊은 피로 수혈하고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로 온라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다.
고객이 외면하면 사업도 과감히 접었다. 이마트의 전문점 ‘삐에로쑈핑’ 철수가 그 예다. 오프라인 매장의 공식도 과감히 깬다. 롯데백화점은 ‘1층=화장품 매장’이란 고정관념을 벗고 명품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는 1층을 문화체험이 가능한 복합쇼핑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B관의 2~6층을 생활전문관으로 새단장하는 실험을 했다.

당연시되던 것이 이젠 고루한 관행으로 치부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소비주체로 등장하며 이런 현상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뛰고 있는 고객의 생각을 읽지 못하면 전통의 강자라도 도태되는 게 현실이다. 누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올해 유통업계의 판도는 바뀔 수 있다. 유통업계의 새 시작은 지금부터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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