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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회 일당 독주…국민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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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승인 : 2020. 06. 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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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임유진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17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독식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여야의 정치력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176석의 슈퍼 여당은 상임위원장 전체를 독식하면서 사실상 견제와 균형을 잃어버린 상황이 됐다. 우당(友黨)인 정의당마저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면서 여당 독주에 불만을 표했을 정도다. 일하는 국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도 다수 의석을 거느린 여당이 야당을 끌어 안지 못하고 단독 개원을 강행한 모습은 협치를 근간으로 하는 의회 정치의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일단 민주당이 총선 압승을 기반으로 국회 운영을 결행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마땅히 져야 한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30일 라디오에서 통합당의 협조 없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정상적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들께서 빨리하라고 한마디로 손을 들어주시고 총선의 결과로 보여주신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더 이상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공수처 찬·반 양론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거대 의석을 차지했다며 자신들의 주장만 옳은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여당의 독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관행을 앞세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돌려놓지 않으면 모든 상임위를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협상에 진정성을 보이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원하는 법사위원장이 아니면 아무 것도 받지 않겠다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의 강경한 태도는 국민을 위한 정치와 거리가 멀다. 통합당은 거대 야당의 폭주와 박해받는 야당 이미지를 부각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을 전략을 세우는 듯하다. 하지만 정책 대안 없는 야당, 뜻대로 안 되면 다 포기해 버리겠다는 극단적인 야당의 모습으로는 결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코로나19 사태의 국난 극복에 앞장서야 하는 21대 국회가 초반부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야 협치는 보이지 않고 향후 공수처 출범, 3차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등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 협상력의 부재가 여당 독주로 이어진 데 대해 여야 모두 정치력의 부재를 반성해야 한다. 국회의 상생과 협치, 견제와 균형을 21대 국회에서 보는 것은 요원한 것일까?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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