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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4시간만에 아프간 주도 2곳 함락...미영, 자국민 즉시 출국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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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8. 08. 11:30

탈레반, 농촌서 도시로 점령지역 확대...주도 2곳 첫 함락
반탈레반 지도자 본거지, 자우즈얀주 주도 함락
미국·영국대사관 "빨리 아프간 떠나라"...자국민 지원능력 없다 실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Pakistan Afghanistan
탈레반이 불과 24시간도 안 돼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중심도시 두곳을 함락시켰다고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아프간 난민들이 이날 폐쇄된 파기스탄의 국경도시 차만으로 몰려들고 있는 모습./사진=차만 AP=연합뉴스
탈레반이 불과 24시간도 안 돼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중심도시 두곳을 함락시켰다.

아프간에서 사실상 철군을 마무리한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즉시 아프간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점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경우 지국민에 대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7일(현지시간) 자우즈얀주(州)의 주도(州都) 셰베르간도 점령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탈레반이 전날 남서부 님루즈주의 주도인 자란즈를 점령한 지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두번째 주도를 손에 넣은 것이다.
자우즈얀주는 주요 반(反)탈레반 지도자 중 한명인 알둘 라시드 도스툼의 오랜 전통적 본거지였기 때문에 셰베르간 함락은 특히 중요하다고 WSJ은 설명했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은 우즈베키스탄 군벌로 지난해까지 아프간 부통령을 지냈다.

아울러 셰베르간은 아프간 북부와 투르크메니스탄 간 무역·수송 허브이기 때문에 이곳의 함락은 정부군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고 WSJ은 평가했다.

탈레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9·11 테러 20주년인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공세를 강화해 아프간 영토의 절반 정도를 점령했지만 35개주 가운데 주도를 점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탈레반이 점령지역을 농촌에서 도시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아프간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미국 시민들에게 가능한 한 가장 이른 비행기를 타고 아프간을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대사관은 직원 감소와 보안 문제로 아프간의 미국민에 대한 대사관의 지원 능력은 카불 내에서조차도 극히 제한적이라며 항공권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미국민들에게는 대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상황이 시각을 다툴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대사관 직원들은 4월 27일 미 국무부의 지시에 따라 필수인력을 빼고 이미 아프간을 떠났다.

영국대사관도 “아프간의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아프간 내 모든 영국인은 지금 바로 상업적 수단을 이용해 아프간을 떠나라”고 공지했다. 이어 “우리가 비상시기에 당신들을 탈출시킬 수 있다고 믿지 말라”며 “전국적으로 납치 위협도 높다”고 경고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일 긴급회의를 개최했지만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데보라 라이온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대표는 아프간 전쟁이 최근 수주 동안에 새롭고, 더 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파괴적인 단계에 들어갔다며 국제사회가 전면적인 정전과 교섭 재개를 탈레반에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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