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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멈춰, 마약마케팅’ 2년째…마약확산방지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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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9. 27. 06:00

방정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장
방정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장
서울 동작구에서는 마약마케팅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나를 포함해 동작구 소재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멈춰, 마약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에는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약'이 검색되지 않도록, 2023년에는 제품명에 '마약'이 들어간 제품명을 검색금지어로 설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언제부터인가 마약이라는 단어가 제품 이름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마약 베개, 마약 이불 등 다양한 일상 제품과 더불어 마약 떡볶이와 같이 음식점 메뉴에도 종종 등장한다. 제품이 중독성이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하는 단어로 '마약'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마약은 나쁜 것이지만, 마약베개나 마약떡볶이가 마약 자체는 아니지 않은가? 베개가 얼마나 편안한지에 대해 강조하는 표현방식일 뿐이지, 마약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마약' 단어가 들어간 제품 이름이나 설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썸트렌드(Sometrend)라는 온라인 분석 서비스를 사용해 간단하게 최근 7일간의 연관어 조사를 해보았다. '마약'이라는 단어는 단독으로 사용될 때 범죄와 증거인멸 등 대부분 부정적 연관어가 많았다. '베개'는 좋다, 편안하다 등 긍정 연관어가 많이 있지만, 그만큼 스트레스, 불편하다 등의 부정 연관어도 많았다.

그러나 마약과 제품이 합해진 '마약베개'는 숙면을 취하다, 만족하다, 체형에 맞다, 포근하다 등 긍정적 단어들이 주로 언급되었고 부정 연관어는 적었다. 마약베개라는 단어 속에서 '마약'은 중립적인 단어인 베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마약 자체가 매력적인 어떤 특성이 있어 중독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었다.

마약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다른 제품과 함께 광고에서 긍정적인 문장에 자주 등장하게 됨으로써, 결국 마약의 부정적 이미지는 약해지고, 긍정적 이미지가 연상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제품에 사용해 광고할수록 마약을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마약에 대한 긍정적 측면을 조금 더 자주 연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최근 마약이 실제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 여러 변수들이 작용해서 발생한 일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이라는 단어를 제품에 사용함으로써 마약을 부정적 의미보다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게 만들고, 이런 긍정적 해석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에게 학습이 일어나 결국 마약을 보다 쉽게, 가볍게 평가하고 해석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2년째 진행되고 있는 '멈춰, 마약마케팅' 캠페인은 지금까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 쇼핑몰 11번가는 '마약' 검색어가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게 조치했다. 그 후 쿠팡, 지마켓 등 10개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고 국회, 서울시의회 등에서도 강제법안은 아니지만 관련 법안과 조례가 만들어 졌다. 향후에는 '마약' 단어가 들어간 제품명 검색도 금지어로 설정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마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한 발씩 나아가고 있는 '멈춰, 마약마케팅' 캠페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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