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윤석열·바이든·기시다 캠프데이비드 ‘약속’, 정권교체에 따른 파기 예방법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edu.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026010014235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10. 26. 09:07

세종연-미국외교협회 '캠프데이비드 미래' 세미나
내년 한국 총선·미 대선, 한미일 약속 파기 우려
이상현 세종소장 "워킹그룹 네트워크로 '약속' 불가역화"
김재천 교수 "대중 강력한 지지로 무효화 막아야"
세종연구소장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소장의 좌우는 각각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연구원·셰일라 스미스 CFR 선임연구원./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한국·미국·일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이행되기 위한 가장 유력한 방안인 제도화의 중요성과 한계를 동시에 강조했다.

한·미·일 전문가들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3국 협력의 제도화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불이행을 막기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연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 참석한 한·미·일 전문가들이 '이름 표식'을 세로로 세우고 질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세종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가 질의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이상현 세종연구소장 "한·미·일, 공동 이익 분야 각급 워킹그룹 만들어 캠프데이비드 '약속' 불가역적으로 해야"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은 "제도화는 윤석열·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정권이 교체돼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인물이 아닌 제도, 특히 공동 이익이 3국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장관 등 매년 각급에서 회담하기로 했지만 이를 3국이 의지를 갖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핵뿐만 아니라 해양 안보·사이버·환경 등 3국의 공동 이익이 되는 분야별로 다양한 워킹그룹을 만들어 각급이 촘촘하게 엮이는 시스템을 만들어 정권 교체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3국 협력을 불가역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 교수
김재천 서강대 교수(가운데)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세종연2
김재천 서강대 교수(가운데)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김재천 서강대 교수 "한·미·일 협력 제도화, 국내 정치 변화 희생 가능성...대중의 강력한 지지 확보로 무효화 막아야"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매우 잘 짜인 합의도 국내 정치의 변화에 희생될 수 있다"며 "3국 협력의 제도화는 지속성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각국이 3국 협력에 대한 강하고 지속적인 대중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만약 대중의 강력한 지지가 있으면 대중영합주의적 지도자들도 이 같은 안보협력 조치를 무효로 하기 힘들어진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한국에서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더 강력한 대중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한·미·일은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자유주의 협의체'인데 이것이 한국의 핵심 국가이익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설명, 이를 통해 국민이 3국 협력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참여와 관련, "지금처럼 중국·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해 수송로 등 해양 질서가 교란되면 원유 수입의 약 80%를 이 수송로에 의존하는 한국에 결정적인 타격이 된다"며 대만·남중국해 문제가 모두 해양 수송로 보호와 관련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3국이 동등한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며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한국이 일본 수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우리 국민도 '한국이 미국에게 일본만큼 중요한 동맹국'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3국 민·관의 빈번한 인적 교류도 3국 협력 제도화의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뿐 아니라 민간인과 학생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3국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연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내년 4월 한국 총선, 11월 미 대선 결과, 캠프 데이비드 '약속' 파기 우려

이 자리에서는 내년 4월 한국의 총선과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캠프 데이비드 '약속'이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됐다.

셰일라 스미스 CFR 선임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한·미·일 3자 협력의 향상을 확신할 수 있겠지만 '도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미스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대선후보의 경우 국내외 문제에서 '제도화'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제도화된 협력 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미·일이 진행하는 연합훈련의 비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연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가 질의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김영준 국방대 교수 "포괄적 한·미·일 안보 협력체 필요"...정구연 강원대 교수 "한·미·일 경제 구조 체질 개선 추진 필요"
신성호 서울대 교수 "미·중 패권 경쟁에 한국 핵심 고리...미, 대중국 유화 정책 조짐 속 한국, 대중국 접근 유연해야"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제2세션에서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진행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한반도 및 글로벌 위기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북·중·러 군사 협력 및 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인 한·미·일 안보 협력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세종연구소가 전했다.

김 교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다자 동맹 조약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일·호주·인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미·영·호주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도 이전 정부가 남북 관계 정상화를 우선시해 미·중 네트워크 경쟁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선점하지 못했다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위 회복을 위해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조 체질 개선과 인도·태평양 협력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성호 서울대 교수는 제3세션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중산층 부활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바이오·배터리 능력이 미·중 첨단 기술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고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 교수는 11월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에서 유화적인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중국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세종연구소와 CFR뿐만 미국 국무부·브루킹스연구소·허드슨연구소·윌슨센터·존스홉킨스대학·조지워싱턴대학 등의 한·미·일 연구자 40여명이 참석했고, 제1세션은 20여명이 질의에 나서는 등 열띤 토론 속에 진행됐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