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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선 출마 공식화, 우크라이나 “점령지서 투표가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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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12. 10. 14:50

우크라 "점령지 내 러시아 활동 모두 무효"
RUSSIA-ELECTIO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군인 훈장 수여식을 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종신 집권을 위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일부 영토를 내준 상태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선거를 준비하는 것을 강력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크림, 세바스토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지에서 투표를 진행한다고 한다"며 며 "러시아의 선거는 민주주의와 관련이 없는 유사선거일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 선거를 치르는 것은 우크라이나 헌법과 법률, 국제법 규범과 원칙, 그리고 유엔 헌장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다른 유사한 선전 활동과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영토가 투표에 포함된다면 전체적인 러시아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푸틴이 정권 유지를 위한 도구로 선거를 사용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렘린궁에서 군인들을 초대해 훈장을 수여한 뒤 내년 3월 15~17일 열리는 대선에 출마할 것을 사실상 선언했다.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스파르타 대대 지휘관인 아르툠 조가 중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선거에 나와달라고 요청했고, 사전 계획된 듯한 이 말에 푸틴은 "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대화가 계획된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었다고 말했다.

DPR은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권에 맞서 싸워온 친러 분리주의 세력으로, 조가 중령은 "대통령의 행동과 결정 덕분에 돈바스는 자유와 선택의 권리를 얻었다"고 말하는 등 푸틴에게 대선 출마의 정당성을 더해주는 모습이 연출됐다.

푸틴 대통령은 2년을 향해 가는 전쟁에도 8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4기 집권에 있는 푸틴은 지난 2021년 선거·국민투표 관련 법률 개정으로 2036년까지 두 차례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길이 열린 상태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고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언론도 없지만 야권에서는 미약한 저항의 목소리도 나왔다.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옥중에서 메시지를 통해 "우리 동료 시민의 마음과 생각을 위한 이 싸움에 우리 말고는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싸우고 승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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