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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벌금·배상 분통 트럼프, 나발니 죽음, 패소 판결 불공정성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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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2. 20. 08:55

트럼프 "나발니 급사, 미국서 일어나는 일, 자각하게 해"
"급진좌파 정치인·검사·판사들, 미국 쇠락의 길로 인도"
NYT "푸틴 언급 없어"
헤일리 "나발니 죽음, 트럼프 칭찬·옹호 푸틴 한 짓"
트럼프 푸틴
2017년 7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관해 언급하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나는 우리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욱더 자각하게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부정직한(CROOKED) 급진 좌파 정치인·검사 및 판사들은 우리를 쇠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열린 국경과 조작된 선거, 극도로 불공정한 판결이 미국을, 쇠락 중인 실패한 나라로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나발니의 죽음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 속에서 국내외 정치인들로부터 광범위한 규탄을 받고 있는 푸틴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대신 트럼프는 미국 남부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 유입 문제, 2020년 대선에 대한 조작 주장 등 기존 입장 외에 판결의 불공정성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문제와 연결시켰다.
나발니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과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2021년 1월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귀국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트럼프 그룹이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 재판 선고공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에 총 3억6400만달러(485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달 26일 28년 전 성추행 피해자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명예훼손 위자료 8330만달러(1100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캐럴이 제기한 성범죄 피해 민사소송에서 지난해 5월
트럼프가 500만달러(66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이 내려진 데 이은 것이었다.

트럼프는 전날 트루스 소셜에 '바이든:트럼프::푸틴:나발니'라는 제목의 보수 매체 TIPP 인사이트의 오피니언을 그대로 게시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이 나발니에게 하는 것처럼 자신을 탄압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주장했다. 이 오피니언은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트럼프에 대한 좌파의 '법률 공격(lawfare)'에 빛을 비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각별한 친분을 과시해 왔다. 그는 지난주 대선 선거유세 때 푸틴이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푸틴이 사실상 나에게 엄청난 찬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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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캠든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나발니 사망 직후부터 트럼프와 푸틴의 남다른 '브로맨스'를 부각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푸틴이 살인 폭력배라고 규탄할 수 있었고, 나발니의 용기를 칭찬할 수 있었다"며 "대신 그는 자유주의자들의 전략집(playbook)에서 한 페이지를 훔쳐서 미국을 비난하고, 우리나라를 러시아와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ABC방송에도 "트럼프는 푸틴이 나발니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지를 답해야 한다"며 "푸틴이 정적을 죽인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든,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든 어느 쪽이든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6일 엑스 글에서도 "트럼프가 칭찬하고 옹호하는 바로 그 푸틴이 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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