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中 외식업계 폐업 열풍

중국인들은 먹는 것에 진심인 민족
식당 사업은 불황을 모른다고 봐야
하지만 내수 부진이 직격탄 돼 횡액 강요

끝을 모르는 채 이어지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급기야 식당과 찻집 등 외식업계에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폐업 바람까지 몰아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베이징의 한 딩타이펑 매장. 중국의 경치 침체에 직격탄을 맏고 곧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징지르바오.

중국인들은 먹는 것에 정말 진심인 민족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때문에 식당을 비롯한 외식 사업은 불황을 잘 모른다. 문을 열었다 하면 망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수 부진이 심각한 양상인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도산의 횡액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통계를 살펴봐야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문을 닫은 식당과 찻집만 105만6000개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2년 전체 폐업 건수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올해 폐업 업체는 200만개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 중인 식당과 찻집 역시 벼랑 끝에 서 있다. 베이징 외식업계의 현실을 사례로 들면 이해하기가 쉽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8.8%나 감소했다. 순이익률도 0.37%에 불과해 정상 경영이 쉽지 않다.이 정도라면 생불여사라고 해도 괜찮다. 통계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욱 충격적이라고 해야 한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국숫집만 올해 상반기 2만9000여개가 폐업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이런 현실에서 외식 체인들이라고 용 빼는 재주가 있을 리 없다. 57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일본 라면체인점 아지센라멘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2000만 위안(元·37억80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만계 딤섬 전문점인 딩타이펑(鼎泰豊)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불황의 직격탄에 혀를 내두르면서 손을 들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베이징, 톈진(天津),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등에서 매장 14곳의 영업을 중단할 예정으로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예컨대 올해 밀크티 브랜드 나이쉐더차(奈雪的茶)는 4억2000만~4억9000만 위안, 외식업체 샤부샤부는 2억6000만 위안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최대 커피숍 프랜차이즈인 루이싱(瑞幸) 커피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 늘었으나 이익은 50% 감소했다.

향후 상황이 좋아질 조짐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천란(陳嵐) 씨가 "어렵다. 정말 너무 어렵다"면서 혀를 내두르는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 외식업체들의 좋은 시절은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