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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종석 헌재소장 “사법의 정치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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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10. 17. 17:05

이영진·김기영 재판관도 퇴임…당분간 '6인 체제'
李 "최근 탄핵심판 증가…사법 정치화로 이어져"
퇴임사 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6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며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고 재판의 독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소장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저는 1984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이래 41년 가까이 공직에 근무했다. 헌법재판소에서 근무한 지난 6년은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국민들께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는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헌법재판소가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지키는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년 사이 권한쟁의심판, 탄핵심판 같은 유형의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며 "정치적 성격의 분쟁이 사법부에 많이 제기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나타나면 뒤이어 '사법의 정치화'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 구성원을 향해 "사법의 정치화 현상은 헌재 결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헌재의 권위가 추락할 것"이라며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고, 재판의 독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헌재 업무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여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2월 사전심사부를 신설하고 전속부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연구부 조직을 개편했고, 내년도 연구관 정원을 증원하는 예산안을 마련했다. 상반기 다수 미제사건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이런 효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건 접수의 경향과 성격, 관련 통계의 세심한 분류에 기초해 개선방안 시행에 따른 성과와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 소장과 함께 이영진·김기영 헌재 재판관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여야가 이들 후임 인선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헌재는 당분간 '6인 체제'로 운영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4일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는 헌법재판소법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6인 체제에서도 탄핵 심판 등 주요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헌재소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임명일자가 가장 빠른 사람이 업무를 대행하는 헌재법 12조에 따라 임명일자가 2019년 4월 19일으로 가장 빠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중 연장자인 문 재판관이 소장 대행을 맡게 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헌재 업무 연속성 등을 고려해 이 소장 연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등으로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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