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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새가 날개에 껴서” 무안공항 사고는 ‘조류충돌’?…조류서식지 감소하며 공항 위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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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 무안 이명남 기자 | 무안 나현범 기자 | 무안 정채웅 기자

승인 : 2024. 12. 29. 13:09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며 화재 난 것으로 추정
엔진 화재가 유압기관까지 고장 유발
국내에서만 항공기 충돌 조류 5년새 600여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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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기는 무안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조류 충돌에 의해 엔진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동체착륙을 시도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남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큰 인명피해를 낸 이번 참사는 한쪽 날개 엔진에 조류가 충돌하면서, 이 여파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이 여객기가 불시착하게 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29일 사고 여객기 한 탑승객이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엔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하는 중"이라고 적혀있었다. 사고에서 구조된 한 승무원도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펑'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기는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 불이 붙었고, 유압계통에 고장을 유발해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쪽 엔진이 불이 붙은 채 동체 착륙을 시도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 담벼락에 충돌하며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이른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은 전 세계 모든 공항에서 촉발되고 있다. 조류가 여객기와 충돌하는 이 같은 사고는 주로 이착륙 또는 저고도 비행 중에 발생한다. 주로 공항 주변에서 섭식 생활을 하는 새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때 사고가 다수 발생한다. 공항의 입지 특성상 들판 지역이 많고, 특히 우리나라 공항은 강가나 해변에 자리 잡은 곳도 많아 새들이 몰려들어 충돌할 가능성은 더 높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영향에 따른 철새의 텃새화,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의 변화 등으로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지난 10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이 623건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조류 충돌은 2019년 108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송량이 감소한 2020년 76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작년 152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조류 충돌이 늘어나는 이유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여객 실적이 회복했고, 기후변화와 공항 주변 개발사업으로 조류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공항 인근에서 서식하는 새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은 공항 주변 도시개발로 조류 이동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조류 충돌 위험성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계획수립 단계부터 지방항공청과 협의하도록 공식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지환혁 기자
이명남 기자
나현범 기자
정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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