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일부 대학교 숙소 없을 시 유학 재고 권고
유럽-네덜란드 통학하는 유학생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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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일간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마스트리흐트시, 위트레흐트시, 흐로닝언시 대학들은 여름 방학 기간 내에 숙소를 마련하지 못할 시 유학 재고를 권고했으며 델프트, 에라스무스 대학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학생주택감시원은 학생 주택난 해소를 위해 암스테르담에 5200채, 네덜란드 전역에 2만6500채의 학생용 거주지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학생의 증가도 학생들의 주거난 심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네덜란드의 유학생은 전체 학생의 약 14%로 숙소가 필수인 유학생 특성상 주거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방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비행기로 등하교하는 유학생도 등장했다.
불가리아 유학생 니콜라이 도이렌스키(21)는 틸뷔르흐 대학교 강의를 듣기 위해 한 달에 두 번 비행기로 등교한다. 그는 대학교에서 1700km 떨어진 불가리아의 소피아 본가에서 등교한다. 이른 아침 소피아 공항에 도착해 3시간의 비행 후, 아인트호벤 공항에 착륙한 뒤 틸뷔르흐 대학교행 기차를 타면 긴 등교 여정이 끝난다. 도이렌스키는 하교 후 친구 집 소파에서 잠을 잔 뒤 다음 날 불가리아 집으로 돌아간다.
도이렌스키는 이에 대해 “힘들고 번거로운 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친구를 사귀기 힘든 것 또한 장거리 등하교의 큰 단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어지자 전 학기에 사귄 친구들과 사이가 소원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틸뷔르흐시 방 하나에 30명의 학생이 뷰잉(계약 전 방을 보는 것)을 위해 몰리는 경우도 있으며 숙소 계약은 ‘복권 당첨’ 만큼 어렵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인 학생 중 다수가 유학생들과의 셰어하우스(임대 주택에 개인 공간이 별도로 분리된 공동 거주 형태)를 꺼리는 것 역시 유학생에게 큰 걸림돌이다. ‘외국인 금지’ 문구는 부동산 웹사이트 매물 대부분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도이렌스키는 이에 대해 대학의 대처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불가리아에서는 네덜란드가 국제적이고 열린 곳이라고 알려줬지만, 현실은 달랐다. 유학생이 숙소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네덜란드인만 가능’이라는 문구는 대부분 매물 첫 문장부터 적혀 있다. 마치 사기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대학 협회는 2018년부터 유학생 정원 및 수업 품질 관리에 대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협회는 국제적 인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유학생 수의 증가가 수업의 질 및 업무 강도 유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협회는 유학생 감소를 위해 △영어 강의 수 제한 △비EU 유학생 수 제한 △강의당 최대 학생 수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데이크흐라프 교육부 장관은 전날 유학생 관리 방안을 연구 중이지만 관련 법안은 상원의 승인 미결로 보류되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내 외국인 유학생의 3/4은 EU내 타지역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