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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고용유지율, 재취업 직장 지키기 노하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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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기자

승인 : 2014. 11. 28. 11:04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 '텃세를 견뎌내라' '현역시절 완장은 내려놔라'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한 취업자 수는 5483명이다. 이 중 6개월 이상 직장을 다닌 취업자 수는 3334명으로 고용유지율은 60.8%이다. 관련된 고용노동부 통계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센터 역시 고용유지율은 60% 내외로 추산된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하는 장년취업인턴제 경우 2013년 6518명이 참여해 올해 6월 현재 전체의 63.1%에 해당하는 411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고용노동부가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2012년의 경우 3개월 고용유지율은 74.3%, 6개월 고용유지율은 58.7%이다. 2013년에는 3개월 고용유지율이 75.7%, 6개월 고용유지율이 59.7%이다. 3개월 고용유지율은 대략 75%, 6개월 고용유지율은 60% 수준으로 볼 수 있다. 3개월 사이에 고용유지율이 15% 정도 깎여 나간 셈이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이 1년 뒤 직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30% 내외가 된다. 다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통계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없으며 초반 이직률이 특히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재취업만큼이나 직장을 지키는 일이 중요해진 이유다. 실제 직장을 지키는 데 성공한 경험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들의 경험을 통해 직장을 지키는 노하우를 살펴보자.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
노하우3
다급한 마음에 우선 취직하고 보자는 식의 재취업은 다시 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급한 마음에 우선 취직하고 보자는 식의 재취업은 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과도한 연구개발(R&D) 투자 실패로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난 최대준 씨는 생소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다가 시행착오 끝에 사업을 정리했다. 이어 급한 마음에 직종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모두 생명보험회사나 피라미드 영업방식의 산소발생기 업체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별로 할 일도 없고 공짜 점심 얻어 먹는 재미에 빠져서 일주일 정도 다닐 즈음 업무등록 절차라며 집에 설치하라고 휴대용 카드단말기를 내밀 때 정신이 번쩍 들어 도망치다시피 나온 적도 있었다”며 “그 뒤에도 비슷한 업체를 한 번 더 경험하고는 산소발생기 업체와 음식물 쓰레기 업체는 아예 구직 리스트에서 빼버렸다”고 말했다.

심사숙고 끝에 새 직장을 선택한 이성주 씨는 재취업 구직자들에게 “본인의 적성이 무엇인지, 어떤 분야의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견업체에서 해외업무를 담당하다 실직했던 이 씨는 실직 기간 해외업무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열중했고 새로운 직장 업무에 적응해 만족스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텃세를 견뎌내라

고용유지 노하우2
새 직장의 텃세를 견뎌내지 못하면 직장을 지키지 못한다.
어렵게 재취업하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 주변 환경과 인간관계 정립이다.

대기업 항공사를 은퇴한 뒤 저가 항공사에 재취업한 이인희 씨는 “당연히 한 직장에서 잘 마무리한 경험과 나이 등으로 어느 누구도 나를 견제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며 “하지만 기존 세력들과 마찰 없이 내 위치를 잡아 나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적응하는 과정이 재취업 이상으로 어려웠고 마음 고생도 심했다”고 말했다. 경력에 따른 자신감이 주변세력에게 견제를 받고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 씨의 경우 새 직장에서의 첫 고비는 2~3주째에 닥쳤고, 두 번째 고비는 2~3개월 기간에 왔다. 이 씨는 “그 기간이 지나면 업무적으로나 주변 인간관계로나 모두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게 되면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앞서 나가거나 튀지 말고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고 본인의 위치 확보를 위한 나름대로의 계획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을 다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직장을 나온 뒤 중소기업에 재취직했던 최택규 씨는 “대기업 경력으로 새로운 기업 문화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며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나름대로 기존 직원들이 텃세 때문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어렵게 구한 직장을 박차고 나오기를 2~3번 반복했고 정착할 새 직장을 찾기까지 주유소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현역시절의 완장은 내려놔라
고용유지 노하우1
새 직장에서 버티려면 현역시절의 완장은 내려놔야 한다.
현역시절의 지위에서 내려온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다가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몸에 밴 습관 탓에 스스로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 거의 환골탈태의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동료에게 부탁해 하청업체 작업반에서 일해 본 김희승 씨는 “얼마 전까지 현장소장이었던 사람이 일당을 받으며 작업반에서 근무하니 (주변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의 미소와 실망의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기도 했다”며 “그런 시선을 느낄 때마다 ‘괜찮다. 지금은 과정일 뿐이다’라고 다짐했지만 마음 한쪽은 시렸고 가슴은 답답했으며 눈앞은 캄캄했다”고 말했다.

30대 재벌회사의 부장을 지내고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정효선 씨는 “나를 철저히 낮추고 겸손하려고 매우 애를 썼다”며 “그런 덕인지 지금의 회사 면접을 통과해 9개월째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반쯤은 육체노동인 문서수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급여도 과거 대기업에서 일할 때와 차이가 크고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하지만 그것은 아직도 다 버리지 못한 내 알량한 자존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마저 버리려 한다”고 했다.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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