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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현역·빠른 노후준비·맞벌이 ‘LED’ 은퇴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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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택 기자

승인 : 2014. 12. 19. 06:00

'저금리시대 현명한 은퇴설계 모색 좌담회'
최성환 소장 "퇴직금, 자식 아닌 부부만을 위해 써야"
김종태 소장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에 관심 가져야"
좌담회_보정
(왼쪽부터)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김이석 아시아투데이 논설위원,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사진=송영택
기준 금리가 2%대의 저금리시대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고령사회와 함께 은퇴설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금리 혹한기를 맞아 지난 15일 은퇴설계 전문가 2명을 초청해 저금리시대에 현명한 은퇴설계를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김이석 아시아투데이 논설위원의 사회로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과 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이 열띤 토론을 했다.

김 위원 =최근 저금리시대가 이슈로 떠 올랐는데 저금리시대가 어느 정도 지속 될까요.

김 소장=저금리 시대는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해오면서 인플레는 겪어봤지만 저금리는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준비할 기회가 없었다. 최근 들어 저금리가 과연 개인의 삶이나 국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는 저금리가 그나마 자산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겐 상당히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인 것 같다.

최 소장=금리는 실질 성장률에 인플레를 더한 것 아니겠는가. 이보다 더 낮은 금리수준인 2~3%대가 됐으니 ‘두 자릿수 금리는 박물관에나 가서 찾아라’고 할 정도가 된 것이다. 3%냐, 4%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제 고금리 시대는 끝나고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될 것 같다.

좌담회 (5)
김이석 아시아투데이 논설위원.
김 위원=저금리시대 지속이 은퇴설계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나요?

김 소장= 적은 금액에 대해서도 귀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얼마 정도의 은행예금이 있어야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느냐를 생각하게 되면서 절제하고 절약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될 것이다. 건강을 지키는 것 등 비재무적인요인도 상당히 중요해졌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임플란트 견적으로 2300만원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상당히 큰 금액이다. 또 기본적으로 부모 자식 간에 한 세대로 완결되는 인생설계를 해야 될 것을 보인다. 더 해주고 싶어도 더 해줄 수 없는 부모가 됐고 더 모시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자녀가 됐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냉정하게 저금리시대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최 소장=한화생명 은퇴연구소에서는 부모·나·자식 등 3세대를 고려하는 한국형 3G 은퇴설계를 선보였다. 그래도 50대는 부모까지는 책임져야 하는 세대로 본다. 저금리 은퇴설계에 있어 전문가들은 무조건 절약을 강조하지 말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사람에겐 돈을 잘 쓰고 잘 베푸는 쪽으로 가이드 해주고, 여력이 없는 이들에겐 안정된 노후를 이어가도록 맞춤형 설계를 해줘야 한다.

김 위원=저금리시대의 은퇴설계는 특별히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김 소장= 우리나라는 개인의 금융자산 중 현금·예금 등 안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3% 정도다. 반면 미국의 경우 10%대 초반이다. 이 말은 선진국은 예금 금리 이자에 대한 생활 의존도가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금 금리에 의존했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를 맞아 더 심각해진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앞으로 안전자산 보다는 투자자산, 투자상품 쪽으로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좌담회 (6)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최 소장=수명은 길고 유지비용은 적은 ‘LED 전략’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롱 워크(Long work)’로 많이 버는 것보다 오래 일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얼리 스타트(Early start)’로 노후준비 및 은퇴설계를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더블 인컴(Double income’)으로 맞벌이가 필요하다. 남편 홀로 30년을 벌어서 부부가 함께 60년을 산다는 건 상당히 어렵다. 우리나라는 맞벌이 비율이 아직도 43%밖에 안 된다. 부부가 LED 전략으로 20년 이상 벌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월 150만원 정도를 받는다.

김 위원=저금리시대에 노후생활의 질은 현금흐름의 층수를 얼마나 높이 쌓느냐에 달렸다는 의견들이 많다.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김 소장=저금리 상황에서는 가급적 오래 일하면서 현금 수익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갖고 있는 자산이라도 잘 운용해야 하는데 무조건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위험자산에 투자할 순 없다. 젊은 층에 비해 은퇴자들은 실패 시 회복할 시간과 여력이 없어서다. 그래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은퇴자들이 예전보다 시장과 상품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 금융기관 PB들과 어느 정도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 소장=중수익 상품도 사실 손실 위험이 있다. 그러면 투자형 상품에 얼마나 투자할 것이냐, 통상적으로 ‘100-자기 나이’ 만큼이다. 예를 들어 30세라면 70% 정도를 투자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요즘은 ‘100-자기 나이+α’를 얘기한다. 30세일 때 80%(70+10) 정도를 투자한다는 건데 젊었을 땐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나이 들수록 마이너스로 간다는 얘기다. 여기서 +α는 본인의 성향이다. 자신이 위험 기피형인지 공격형인지, 또 금융이나 경제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 등의 성향을 말한다.

김 소장=예전에는 나이 든 분들은 무조건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건 예금금리가 높았을 때나 해당되는 얘기다. 하지만 저금리시대에 예금이자만 갖고 생활할 순 없으므로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자기 감내 리스크를 충분히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 소장=미국 은퇴업계에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저금리시대에 현금창출의 필요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캐시 플로 스무싱’(Cash flow smoothing·은퇴준비의 기본은 수입과 지출을 자신의 경제수준에 내에서 일정하게 관리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자산이 연금·월지급식 펀드·이자·배당·임대소득이다. 이들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나이 먹을수록 줄어드는 캐시 플로를 내가 어떤 식으로 스무싱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위원=세테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하되고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인하되는 등 강화된 세제환경 속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세테크 전략이 있다면.

김종태 소장
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김 소장=재력가들 사이에선 절세가 상당히 이슈화되고 있다. 일반 서민의 경우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떤 케이스든지 결국 나가는 비용을 잘 관리해서 순 소득을 늘릴 수밖에 없다. 비과세·분리과세·세액공제·소득공제 상품 등 여러 상품에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절세 이외에 수수료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더라도 가급적 수수료가 낮은 쪽 상품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 소장=증권사의 소득공제 장기펀드 상품은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에 좋을 것 같고, 브라질국채도 좋다는데 개인적으로는 환율 때문에 별로 권하고 싶진 않다. 연금저축은 다 들어야 한다. 내년에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추가 납입액을 합쳐 총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재형저축이 필요하다. 목돈 좀 있고 퇴직금을 탄다거나 하면 즉시연금에 드는 것도 방법이다. 한 군데에 넣어놓는 것보다는 여러 군데 많이 넣는 것으로 설계하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장치를 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김 소장=투자수익의 수입 시기를 분산하는 것도 절세 방안이다. A라는 상품은 올해 2월~내년 2월, B라는 상품은 올해 3월~10월까지라든지 올해 들어오는 수입과 내년에 들어오는 수입 시기를 분산하는 것이다. 상품에 대한 분산, 투자소득 수입 시기의 분산이 절세 방안이 될 것이다.

김 위원=저금리 시대에는 채권·부동산·주식·보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각각의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은퇴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 소장=은퇴 준비를 위한 조언에 대해 ‘어드바이스’(A.D.V.I.C.E)란 용어를 써서 몇 가지로 정리해봤다.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라(Advice from an Expert)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빚은 먼저 갚아라(Downsizing and Restructuring) △눈높이를 낮춰라(View Point to be lowered) △의료비 등 뜻밖의 위험은 보험으로 대비하자(Insurance) △투자를 다변화하라(Cross-border Investment) △절세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노려라(Exemption or Reducing Tax) 등이다. 무엇보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또 퇴직금 만큼은 자식에게 줘선 안 된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사기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 내 노후가 걸린 건데 한편으론 냉정하고 매몰차야 한다.

김 소장=욕심을 버리기 위해선 나름대로의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하면 된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중금리의 2~3배 정도가 적절하다. 부모 자식 간의 문제가 어려운 부분이다. 구조적으로 자식을 도와줄 수 없는 상품에 가입하는 방법과 해약하기 어려운 즉시연금 등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 위원=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3중 보장과 관련해 아직은 미국 등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김 소장=그렇다. 우리나라가 국민연금밖에 없다가 퇴직연금이 들어왔고 이후 개인연금이 활성화돼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니까 2007년 주택연금이 도입됐다. 개인 자산 중 75%, 거의 3/4 정도가 부동산 즉, 비유동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유동화한 상품이 바로 주택연금이다. 2007년 당시 1년 계약건수가 500~600건 정도밖에 안 됐는데 최근엔 5000~6000건 된다고 한다. 주택연금은 좋은 금융상품이고 사회제도상 필요하다. 


최 소장=지난 9월 말까지 2만1000건으로 집계됐는데 가입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김 위원 =꾸준한 수익 창출 면에서 중요한 상품인 것 같다. 만약 오래 살게 되면 정부가 나머지를 계속 책임져주는 것인가.


최 소장=그렇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아서 돌아가실 때까지 지급해 준다.


김 소장=주택금융공사에서 평균수명·부동산 향후 추이 등을 감안해서 계산한다. 현재 수준으로는 70대 시니어가 3억짜리 집을 맡기면 현재 한 달에 100만원 정도는 평생 받을 수 있다. 내가 죽을 때까지, 내가 죽은 후엔 아내가 죽을 때까지 받는다. 오래 살다가 집값이 3억5000만원이 됐다 하더라도 5000만원만큼 자손들이 더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편과 아내 모두 일찍 죽어서 2억5000만원밖에 지급되지 못했다고 하면 5000만원은 상속되니 주택연금은 좋은 제도다. 


김 위원=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김 소장=같은 생각이다. 부동산 자산 편중 비중이 너무 높았는데 이제 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서 부동산 가격은 결국 시장 수급에 의해 조정될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집에 대한 수요층이 예전보다 줄어들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기존의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바뀌는 것이다. 투자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을 생각해 금융상품 대신 부동산 수익률이 높다는 생각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이 두 가지 수급 요인에 의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최 소장=지금도 부동산 비중이 68%이고 자동차·귀중품 등 기타 실물자산은 6%로 총 74%된다. 부동산 비중이 엄청나게 높다. 일본·독일·프랑스 등 인구밀도가 높은 선진국과 은행이 잘 발달돼 있는 나라들을 보면 1만 달러 시대에 부동산 비중이 고점을 친다. 2만달러·3만달러시대로 가면서 부동산 비중이 서서히 줄어든다. 앞으로 수도권 부동산이 좀 돌아선다면 수도권에선 부동산 비중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60% 정도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김 소장=그동안 금리가 높았을 때는 전세자금을 받아 안전하게 굴릴 수 있는 은행예금이 있어 부동산 소유자도 선호했지만 이제는 전세자금 받아 운용하는 게 마땅치 않은 이상 월세제도로 가는 건 당연하다. 장점이라면 젊은이들이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돈 마련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10년 전부터 전세를 없애는 방법으로 전세를 주면 세금을 많이 내고 월세를 주면 세금을 적게 내게 하자는 주장을 해왔다. 전세가 줄어들고 월세공급이 늘어나면서 월세가 떨어지고 있다. 제도적으로 억지로 하진 못하겠지만 서서히 월세제도로 넘어갈 것이다. 

 

송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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