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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불체포특권 포기’ 거부, 지도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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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7. 16. 17:33

더불어민주당의 위기가 고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혁신안 추인을 거부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혁신안을 받지 않으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절박한 호소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박광온 원내대표의 '읍소'도 소용이 없었다. "헌법상 권한을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일부 의원들이 반발했다. 불체포특권을 '호신' 수단으로 삼으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특권 폐지에 100% 찬성한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이 대표는 물론 노웅래·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특권 포기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이 말장난을 한 게 됐다. 말로는 방탄을 안 하겠다고 하고, 실제로는 특권 뒤에 계속 숨어 있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고 돈봉투 사건 등으로 수사받는 의원이 20여 명이 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은 결국 대국민 사기극이 된 셈이다.

야당의 위기는 지난 14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2%로 여당의 박빙 우세였지만 민주당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거부한 사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후쿠시마·양평 정국'이 잇따라 터져 야당이 유리한 정치 국면 속에서도 야당 지지율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도로 이어져 핵심 지지층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흐름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야당의 몰락은 불 보듯 뻔하다.

혁신안 추인 불발은 당 지도부의 허언 탓이다. 겉으로는 혁신을 외치면서 정작 '불체포특권' 속으로 숨고 있다. 작금의 야당의 위기는 도덕적 해이, 금품수수, 그리고 과반에 기댄 방탄 국회 때문이다. 이제 당 지도부는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던 이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기에 앞서 진정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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