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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장사 잘 되고 빚도 갚아가는데… 주인 찾는 ‘HMM’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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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4. 10. 28. 17:45

채권단 영구채 주식 전환
훌쩍 뛴 몸값에 매각도 안개속
'20조 투자'로 우려 잠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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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타코마호. /HMM
"해운은 워낙 바다의 파도처럼 출렁이는 업계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죠. HMM이 처한 상황도 그렇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마따나 HMM은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친환경 전환·동맹 재편 등으로 해운업 지형이 대변혁을 겪고 있으며 실적 예측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혼재합니다. 당장 3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올렸지만, 또 공급 과잉에 의한 업황 악화에 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주인 찾기도 난항입니다. 채권단이 HMM 매각을 발표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어느 기업이 후보선상에 오를지 조차 묘연합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이 잇따라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매각 시점이 더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비율은 기존 58%에서 현재 67%까지 뛰었고, 영구채 주식전환이 계속된다면 74%에 이를 전망입니다. 업계에선 올해 초만 해도 6~7조원으로 거론되던 예상 매각가가 현재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론은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해운업계가 친환경 전환·동맹 재편 등으로 변화하는 지금, 적시에 투자해야 한다며 민영화를 서두르자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높은 몸값에 실적 호조까지 겹쳐 당분간 HMM의 몸값을 감당할 기업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도 있습니다. 어차피 근시일 내 매각은 물 건너 갔고, 호황기를 지나 주가가 떨어질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죠.

지지부진한 매각에, 채권단이 HMM을 정부 소유로 남겨둘 것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HMM은 국내 최대 해운사로서 물류안보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우리 정서 특성상 탄탄한 오너십과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선호하는 만큼, 누가 언제 이 기업을 갖게 될 지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리더십 공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니, HMM이 머리 없이 이 변화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더욱 이목이 집중됩니다.

본원의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HMM은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대처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합니다. 시황에 크게 좌우되는 컨테이너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벌크 부문을 늘리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더 이상 위기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요. HMM이 이번 파도를 잘 넘어갈 수 있을까요.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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