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26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
식료품 수입물가도 3개분기 연속 오름세
韓 식량자급률 낮아 환율 영향 큰 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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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7.9% 올랐다. 이는 100.6%를 기록한 1998년 1분기 이후 2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커피 수입물가는 지난 10월까지 67.4% 치솟는 등 올해 들어서 커피 수입가격이 70% 가까이 급등했다.
커피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커피 업계들도 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8월 모든 음료의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올렸다.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업계도 올해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동서식품도 지난 11월 15일 인스턴트커피와 커피믹스 등 주요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커피 가격 인상은 원둣값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월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 로부스타 원두 평균 가격은 1t(톤)당 4687.65달러로 전년 동기(2453.95달러) 대비 91.02% 급등했다. 아라비카 원두는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1t당 5582.05달러로 전년 동기(3431.45달러) 대비 63% 상승했다.
이 밖에도 고환율과 기후변화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당선으로 재집권에 따른 관세 폭탄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쳐 국제 커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식료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식료품 수입물가지수는 1분기 4.6%, 2분기 5.7%, 3분기 5.2%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개 분기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서도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밀 생산국인 유럽연합(EU), 러시아, 미국 등의 날씨가 좋지 않았고, 브라질 등의 강수량 부족으로 옥수수 가격이 상승한 결과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낮은데, 2022년 기준 4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그 때문에 고환율과 기상 이변 등으로 수입 식품 가격이 오를 경우 제품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긴 쉽지 않을 거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밀가루와 팜유 등 수입 식품 물량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달러 강세가 계속돼 환율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견딜 수 없으므로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불경기와 고물가에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는 만큼, 경영 효율화나 원가 절감으로 버텨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거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물가 불안이 경기 침체와 겹칠 경우 소비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기도 한다"며 "특히 고환율까지 겹친 상황이라 소비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당분간 경기가 안정세로 회복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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