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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뎅기열·반려견 항암제까지…전방위적 임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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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1. 13. 10:01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반려견 전용 항암제 허가 위한 임상 착수
'제프티' 베트남 뎅기열 임상 잰걸음…연내 IND·IRB 승인 기대 커
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가 범용 항바이러스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방위적 전방위적 임상에 나서 주목된다. 자체 개발한 범용항바이러스제 제프티의 뎅기열 글로벌 임상에 이어 최근에는 반려견 전용 무고통 항암제 임상 3상 착수까지 효능효과의 과학적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13일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정상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암세포에만 약효가 집중하는 '무고통' 항암제인 폴리탁셀을 반려견 전용 항암제로 품목허가 받기 위한 반려견 대상 투약실험을 진행중이다. 세계적으로도 반려견 전용 항암제는 없는 실정으로, 사람용 항암제를 사용하지만 비용만 수백만~수천만원이 드는데다 심한 약물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대바이오는 지난달 동물용 의약품 임상시험 전문 CRO인 컬프에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아래 진행 중인 '반려견 항암제 임상3상을 위한 유효성 실험'을 통해 자연발생 유선암에 걸린 반려견에게 폴리탁셀을 투여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 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반려견 전용 항암제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3상은 품목허가 승인권자인 농림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청 절차를 거치는데 현재 진행 중인 실험에 동원된 반려견 수는 3상 규모에 합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으로 임상3상에 사실상 착수했다는 의미인 셈이다.
반려견에게 폴리탁셀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무독성용량(NOAEL) 이하인 4.5㎎/㎏을 회복기 없이 주 1회씩 3회 연속 투여하고 3주 후에 관찰한 결과, 유선종양 크기가 투약 전보다 무려 76.78% 감소했다. 특히 림프절에 전이된 종양 크기는 투약 전보다 74.01%나 줄어 들어 폴리탁셀이 전이암 치료에도 효과 있음을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폴리탁셀을 투여한 반려견은 간과 콩팥의 이상 증세, 체중 감소, 스트레스 수치 증가, 골수 억제 현상, 혈소판 감소 등이 관찰되지 않았고 먹이까지 잘 먹었다고 한다. 암에 걸린 반려견은 대개 활력을 잃고 먹이도 잘 먹지 않는다.

황성호 컬프 원장은 "30년 넘게 동물시험을 수행했지만 간과 신장에 아무런 장애가 없고, 골수 기능의 저하 없이 뛰어난 항암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은 처음 경험했다"며 "이런 항암제가 있다면 누가 기존의 항암제를 선택하겠는가. 전 세계 반려견들에게 필요한 항암제가 바로 이런 부작용 없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폴리탁셀의 반려견 항암제 품목허가를 신속히 받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유효성 실험에 이어 농림부에 임상 신청 후 개시되는 반려견 항암제 임상3상도 대규모로 진행키로 했다.

이번 실험 결과로 사람을 위한 무고통 항암제 탄생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이번 반려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췌장암 환자 치료를 위한 폴리탁셀 임상계획도 신속히 마련해 보건당국에 신청하겠다"며 "무고통 항암제 시대를 여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부사장(박사)은 "5년 전 폴리탁셀은 췌장암 이식 쥐 모델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며 "폴리탁셀이 이번에 사람과 쥐보다 항암제의 독성과 부작용에 훨씬 민감한 반려견의 자연발생 유선암에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의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앞서 시작한 '제프티' 뎅기열 임상시험 준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중으로, 내년 초 임상 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바이오가 내놓은 결과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베트남 뎅기열 임상을 위해 지난 9월 베트남 국립열대병병원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당사자로 참여한 베트남 '라이트 연구재단'은 이달 중 임상 IND 승인을 목표로 베트남 보건당국에 신속히 IND 신청을 마치자고 회사 측에 요청했다. IND 승인의 후속 절차인 IRB(임상윤리심의위원회)의 경우 임상수행기관인 국립열대병병원의 지도부가 IND 승인이 나면 패스트 트랙으로 늦어도 12월 중에는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바이오는 이달 초 자회사인 현대ADM을 내세워 베트남 현지 임상수탁기관(CRO)을 선정했다. 현지 CRO는 내주에 국립 열대병병원 측과도 계약을 맺고 현대ADM과 함께 IND 및 임상 진행 등을 관리한다.

연내에 IND, IRB 승인이 나면 제프티의 뎅기열 임상 준비 절차는 업무협약을 맺은지 석달 안에 모두 마치게 된다. 일반적인 임상의 경우 IND와 IRB 신청부터 승인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 길게는 9~10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베트남 보건당국이 적극적인 협조의사를 유지하고 있어 본 임상 진행은 물론 결과도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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