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진실화해위원회 진실규명 신청 놓쳐
국가 "소멸시효 완성" 주장…法 "2억원 지급해야"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는 삼청교육대 피해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국가가 A씨에게 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계엄 포고 제13호에 의해 군부대에 삼청교육대를 설치하고, 약 4만명을 수용해 대규모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
A씨는 1980년 10월 삼청교육대에 입소한 뒤 3년간 강제노역을 하는 등 육체·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강제 순화교육을 받으면서 가혹행위 및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해당 이력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22년 진실화해위는 삼청교육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보고 진실규명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 당시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에 재판에서 '소멸시효'가 문제가 됐다. 국가배상법상 사건이 일어난 날로부터 5년 안에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만료된다.
다만 진실화해위 등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경우 결정일을 기준으로 3년이 지나기 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8년 '국가가 중대하게 인권을 침해한 사건'에 민법상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의 영향이다.
국가 측은 "삼청교육이 종료된 1980년을 기준으로 봐야한다"며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률구조공단은 이번 사건 판결 선고를 계기로 법률구조의 범위를 진실규명 미신청자들까지 확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